Windows 95에 대한 기억... 3부 (Netscape Navigator vs. Internet Explorer #1) 에서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부족한 글입니다만 앞에서부터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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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scape Navigator 4.0이 발표되고 나서 약 3달 후, Microsoft는 큰 사고를 쳤습니다. 바로 Internet Explorer 4.0을 발표한 것이죠. 단지 어플리케이션의 버전업일 뿐인데 사고라는 용어를 써서 다소 이상할 지 모르겠지만, 그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Internet Explorer 3.0에서 그 낌새가 보였던 OS와의 통합작업을 본격적으로 해버린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Internet Explorer 4.0이 설치된 Windows의 데스크탑 화면


사실 Internet Explorer 4.0은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실패작에 가까웠습니다. 앞의 포스팅에서 언급했다시피 당시 하드웨어 사양은 Windows 95를 돌리기에도 힘에 부친 사양이었는데, Internet Explorer 4.0을 설치함으로써 시스템 자체가 엄청나게 무거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Internet Explorer 4.0에 쓰였던 Active Desktop이나 채널같은 Push Service는 당시 네트워크 환경을 보면 전혀 맞질 않았기도 했구요.

* 이런 Push Service는 IE 5.0으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사라진 듯 하다가 최근에 Widget을 통해서 다시 부활한 듯 하더군요. 물론 그 개념은 조금 다르겠지만, 웹 정보를 TV보듯이 수동적으로 받아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맥락은 같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 Widget은 매우 성공적인 어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Windows 95 사용자들은 Internet Explorer 4.0을 과감히 설치해서 사용했었습니다. 그 이유가 이것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Windows 95는 거의 새 운영체제에 가까울 정도로 탈바꿈했거든요.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발매 당시만 해도 인터넷과 전혀 관계없어 보였던 Windows 95는 IE4.0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인터넷용 운영체제로 바뀔 정도였으니(메일클라이언트, 채팅서비스도 이때 본격적으로 포함되었습니다), IE 4.0이 가지는 의미는 대단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나온 Windows 업데이트 중에서 IE 4.0만큼 외양을 바꾸는 업데이트는 없었으리라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MS에 의한 대규모적인 Internet Explorer 마켓팅이 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대충 이즈음부터 PC통신사들이 텍스트 기반의 서비스를 벗어나 그래픽 기반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는데, 전용 접속 프로그램들을 배포하면서 IE4의 채널서비스에 자신들의 서비스를 집어넣고 홍보에 들어갔었죠. 물론 이런 움직임은 앞서 말했다시피 다이얼업 모뎀 기반의 환경에서 제대로 쓰기에 무리가 있었고, 시스템 사양도 이를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어서 당시만 해도 삽질로 판단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시기가 MS가 웹브라우저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물론 경쟁상대였던 Netscape의 노력도 이때가 가장 활발했고 말이죠.


지만 AOL을 뒤에업은 Netscape Commuiacator(4.08에서 기존 Navigator의 이름을 버리고 Communicator라는 이름을 채택했습니다. 이는 IE4.0에서 Outlook Express와 채팅 프로그램이 포함된 탓이 크겠죠)과 MS가 총력전으로 내세우는 Internet Explorer간 전쟁은 점점 IE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AOL이 아무리 규모가 크다지만 어디까지나 지역적에 불과했고, 전세계에 보급망을 가진 MS와는 싸움 상대가 될 수 없었죠.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나올때부터 한글화가 된 Internet Explorer와 나온 후 한참 후에야 겨우 한글화가 되는 Netscape Navigator간의 채택 차이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Windows 95 OSR1, 그리고 Windows 98을 통해 웹브라우저를 내장시킨 전략 앞에 Netscape는 그 점유율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Netscape의 기능이 좋다고 하더라도 대다수를 차지하는 라이트유저들은 Internet Explorer나 Netscape Navigator간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없었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웹 브라우저 이외에 다른 웹 브라우저를 선택할 필요성이 없음으로 이어져 Netscape의 장착률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직 IE의 OS 내장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엔 모자란 면도 있습니다. Netscape의 힘이 딸린건지, 이후 거의 곧바로 5.0으로 버전업된 Internet Explorer에 비해 Netscape Navigator는 계속 4 버전대에 머물러 있던것도 이유가 됐었죠. 특히 양 브라우저는 모두 4 버전에대에서 이전 버전에 비해 그 무게가 크게 늘어났었는데, Internet Explorer가 5.0에서 확실한 다이어트를 한 반면 Netscape Navigator는 여전히 무거웠고 이는 양사간의 피튀기는 웹브라우저 전쟁이 끝났음을 확정지었죠. 이후부터는 Internet Explorer가 모든것을 차지했습니다.


And After....

얼마전 더이상 Netscape의 웹 브라우저는 없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Netscape의 부활을 꿈꿨지만 5 버전을 건너뛰고 나온 6 버전에선 너무나도 비대해진 모습에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2007년 3월 마지막 9 버전이 나올때까지 고쳐지질 않았죠. Firefox와 Opera가 훨씬 가벼움을 무기로 선전한 것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Internet Explorer 3.0에서 최초로 채택된 ActiveX는 5.0에서 전성기를 맞는가 싶던만 이제는 거꾸로 Internet Explorer의 목을 죄는 무기가 되었으며, 현재 MS는 이 ActiveX를 떨쳐버리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Windows XP SP2에서 한번, 그리고 Windows Vista에서 또한번, 그렇게 이 ActiveX는 웹 브라우저를 넘어 Microsoft의 플랫폼 이동을 방해하는 형국이죠.

OS에 웹브라우저를 내장시켜 시작된 논란은 현재 발표되는 여러 OS의 모습에서 옛날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Windows가 Internet Explorer를 끼워넣은 것처럼, Mac OS도 Safari라는 웹 브라우저를 내장시켰고, 공개되는 수많은 버전의 Linux 또한 Firefox를 기본으로 내장시킨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웹브라우저의 기본 내장은 논란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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