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트는 Gamtaku.com의 "PC게임은 죽지 않았다. PC게임 연합 출범"글에 대한 트랙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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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를 신의 게임기로 격상시킨 게임 Doom의 OpenGL 버전 스크린샷



즘 PC게임을 하다 보면 요즘 게임플랫폼으로서의 PC는 그 위상이 예전같지 않음을 톡톡히 느끼고 있습니다. 분명 PC는 일제 콘솔에 대비해서 시대의 획을 그은 플랫폼임에도, 요즘 나오는 게임 소식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도 콘솔 위주로만 흘러가고 있지요.

여기엔 어느정도 불공평한 면도 있습니다. 게임계 규모를 이야기할때 PC쪽은 오직 소프트웨어 수익으로만 말하는 반면 콘솔쪽은 하드웨어까지 포함해서 말하니 PC쪽이 훨씬 듣보잡스럽죠. 전체 PC판매량까지 갈 것 없이 150달러 이상하는 VGA 판매량만 더해도 그 격차가 훨씬 줄어들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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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4분기 150달러 이상 VGA카드 판매량은 대략 1,400만대정도 됩니다. 대략 연간 5,000만대 이상인데, 가장 많이 팔린 콘솔인 Playstation 2가 7년여동안 1억여대 판매한 것을 생각하면 게임을 위한 PC쪽 하드웨어 보급량은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출처: Techno@)



또한 각각 콘솔은 서로 거의 호환성이 없는데 콘솔게임은 플랫폼 구분을 안하고 합쳐서 말하니 PC가 훨씬 작아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PC는 꾸준히 게임소프트 판매량에서 15~20% 정도를 차지해 왔다고 알고 있는데, 표면적으로만 보면 콘솔이 85% 차지로 훨씬 많아보이는것 같지만 실제 따져보면 콘솔은 여기서 5~6개로 플랫폼이 나뉘게 되죠. 거기에 콘솔은 1위 플랫폼이 2,3위보다 훨씬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PC는 오히려 전통적으로 2~3위 플랫폼이라고도 해석되어 딱히 나쁘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PC게임의 위상은 점점 떨어져만 가는게 사실입니다. 이는 Peter Molyneux가 지적했듯, 심즈와 와우 이외엔 게임이 팔리지 않는다는거죠. 또한 며칠전 Call of Duty 4 제작자의 제작자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PC게임은 팔리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세계 700만장이 팔린 Call of Duty 4의 PC버전 판매량이 38만3천장에 불과했다고 하니 말 다한거죠.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보면 Call of Duty 4의 최적화는 신적화급이라고 찬양이 넘치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바꿔말하면 하드웨어 비용이 줄어듦에도 말이죠).

원래 PC라는 플랫폼은 콘솔과 달리 라이센스비가 없어서 저렴한 개발비로 게임개발이 가능해 환영받던 플랫폼이었는데, 결정적으로 수입 자체가 없다시피하니 점점 PC게임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 혹자는 온라인이 답이라고도 이야기하는데, 모든 부분에서 온라인이 꼭 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싱글과 달리 온라인은 유저편향이 대부분 심하고요(사람이 몰리는 온라인게임과 그렇지 못한 온라임게임간 차이는 큽니다. 그리고 유행이 지나간 온라인 게임은 심지어 사라지기까지 하죠), 전 장르에서 온라인을 도입할 수 없으며, 여전히 게임은 소설이나 영화같은 단방향적 스토리텔링 매체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하프라이프나 바이오쇼크같은 경우). 경쟁만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아니거든요.

PC기반의 프랜차이즈들은 하나둘씩 콘솔에 자리를 틀면서 어느덧 콘솔 위주로 개발되어 PC버전은 마치 어쩔 수 없이 만드는 듯한 인상을 주는게 많아졌고(대부분의 EA게임들의 경우), 어떤 것들은 아예 PC를 떠나기도 하였습니다(Call of Duty 3의 경우). 결정적으로 PC 플랫폼 자체적으로 수입을 올리기가 힘든지 콘솔의 멀티플랫폼으로 개발되어 게임 특성이 심하게 콘솔화 된 게임도 적지 않게 보이죠(단지 마우스를 쓸 수 있을 뿐입니다).

또한 가장 요즘 심하게 느끼는게, 간혹 나오는 게임들이 심하게 하드웨어사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겁니다. 게임 시작하기 전 Nvidia나 Intel의 로고가 뜨는 게임들이 요즘들어 부쩍 많아졌는데, 이게 공짜로 들어가는게 아니죠. 자사의 하드웨어를 팔아먹기 위한 마켓팅 수단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것인데 이 경우 사양이 부쩍 올라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차후 포스팅에서 또다시 걸고 넘어지겠지만, 현재 PC게임계는 잘 나오는 게임도 없을뿐더러(유독 우리나라에선 더더욱) 간혹 괜찮은 게임이 나오면 이중 삼중으로 하드웨어 비용이 들어가게 되니 PC게임을 즐기는건 예전보다 훨씬 어렵고 고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PC를 버리고 콘솔로 가야 하는 맘이 더욱 크게 들고 말이죠.

이런 와중에 PC게임 연합이 출범한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모두 포기한 플랫폼인것만 같았던 PC에 여전히 많은 제작자들이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나 Games for Windows처럼 한 회사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라 많은 수의 제작자들이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그 어느때보다 희망적인 모습입니다.

부디 이런 움직임이 좋은 결실을 맺어 왕년 게임계의 중추적인 플랫폼이었던 PC가 예전의 그 모습을 다시 찾길 바래봅니다. :D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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