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에서 요새 비스타 단점을 말하기 좀 곤란한 분위기가 있죠. MS 알바(?)가 무슨 Big Brother 식으로 그걸 막는게 아니라, 사실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 단점임에도 이게 침소봉대 되어서 마치 그것때문에 비스타는 못쓸 물건인양 확대해석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나온 윈도우7 소식의 경우 지난시간 다른 버전의 윈도우 프리알파 공개시기에 비하면 오히려 늦은건데, 인터넷 게시판에선 그것이 마치 윈도우 비스타가 죽는 신호인양 받아들이는 호들갑스런 댓글이 너무 많아서 한동안 조심스럽기도 했었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비스타 프리알파의 첫번째 버전은 XP 발매후 1년도 안된 기간에 나왔습니다. 반면 윈도우7의 프리알파 첫번째 버전 공개시간은 비스타 발매후 1년이 지난 후의 일이구요.)

 

그럼에도 1년여간 윈도우 비스타를 써오면서 겪은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에게는 도저히 비스타를 쓸 수 없는 전체적인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또다른 누구에겐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죠.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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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지화 수정이 필요한 파일의 경우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비스타를 쓰면서 제일 처음 겪은 문제가 바로 날씨가젯의 에러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다른분에 의해 수정된 가젯이 올라와서 문제가 없지만, 처음만 하더라도 이부분의 해결은 참 난감했죠. 아마 파코즈 팁앤테크란에 해당 DLL 파일 교체를 통한 수정 방법이 올라와 있었을겁니다.

 

문제는 XP의 경우라면야 단순히 파일교체 /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안전모드 부팅으로 교체하면 됩니다. 혹은 해당 프로세스를 죽여서라도 말이죠. 하지만 비스타의 경우 강화된 파일권한때문에 아무리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한들 해결이 안됩니다. 즉, System 파일에 대부분 설정되어있는 Trusted Installer 권한같은것들 말이죠. 이런 권한이 걸려있는 파일들은 윈도우상에서 죽었다 깨나도 이동 및 삭제가 안됩니다. (Ultimate 유저의 경우 되는것도 같은데, 일단 Home 버전의 경우는 제시된 어떤 방법을 써도 안되더군요)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파일들이 만약 비스타 전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면 그나마 해결책이 있습니다. 의외로 마소의 패칭작업은 빠른 편이거든요. 하지만 이것이 만일 한국어 버전에서만 생기는 문제라면, 패칭작업은 거의 기대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스스로 수정하는것도 앞서 말한대로 불가능하구요.

 

현재 겪고 있는 이런 경우의 문제는 미디어센터의 케이블TV 채널설정 문제입니다. 케이블로 HDTV를 보는데 미디어센터에서는 어떻게 해도 설정이 안돼서 검색을 해보니 특정 DLL 파일을 수정된 형식으로 고쳐주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이 파일은 Trusted Installer 권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정작 수정은 할 수 없습니다.

 

 

2. 비스타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프리펫칭 기능들은 모터로 구동되는 하드디스크에 어울리지 않는 기능 같습니다.

 

인덱싱 기능, 메모리 슈퍼페치기능... 분명 좋은 기능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용자가 지적하듯 이들은 과도한 하드액세싱을 유발하죠. 이로 인한 소음과 하드동작으로 인한 전기소비는 분명 성가시기 그지없습니다. 저같은 경우 보통 사용자들처럼 1개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장하드를 포함해서 총 9개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데, 절전기술과 더불어 이 비스타만의 기능을 사용하려면 언제 하드가 망가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기까지 하지요.

 

예를 들어 절전을 위해 10분후 하드꺼짐을 설정했을 경우, 원래같으면 제가 해당 드라이브를 검색하기 전까지는 조용해야 정상이지만 비스타의 경우 위와 같은 작업을 위해 수시로 켜졌다 꺼짐을 반복합니다. 상상해 보세요... 9개의 하드가 수시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는 것은 마치 자동차가 옆에서 계속 시동을 껐다 켰다 하는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어쩔수 없이 하드의 절전기능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데, 저야 데스크탑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노트북 유저에겐 매우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노트북 하드의 소음은 데스크탑보다 더 와닿는 편이고, 절전기능은 필수적이니깐요. 적어도 이 기능들은 SSD가 완전보급되기 전까지는 다소 시기상조가 아니었나도 싶습니다. SSD의 소음은 없으니깐요. (바꿔 말하면 SSD에 있어서 비스타는 XP보다 낫다고도 해석될수 있겠죠.)

 

cf. XP를 사용하면서 비스타의 인덱싱이 어떤 수준인지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구글데스크탑을 설치해 보세요. 가젯까지 한번에 설치되는데, XP에서 데스크탑 검색도구 + 가젯 + 비스타만큼 예쁜 테마(투명기능이 설정되어 있는것으로)를 사용하는 것이 그냥 비스타를 쓰는것보다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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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비스타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윈도우 전체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이거나, 혹은 오히려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1. 호환성

 

이것은 윈도우가 바뀔때마다 늘 겪는 문제였습니다. 유독 비스타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죠. 호환성에서 그나마 전세대 윈도우에 비해 자유로웠던 윈도우는 98SE와 Me 정도였을까요? 어차피 이건 시간이 지나면 개별 어플리케이션의 버전업으로 해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2. UAC와 ActiveX

 

간혹 어떤 사이트에서는 ActiveX 작동문제 해결책으로 UAC를 끄라고 말을 하죠. 막말을 좀 하자면, 한마디로 정신나간 공지입니다. ActiveX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OS 호환 문제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시스템을 제멋대로 망가뜨릴수 있는 장난질입니다. 그런데 많은 수의 ActiveX가 UAC 설정 없이도 잘 작동하는데, 유독 특정 사이트에서는 UAC를 꺼버리라고 권고한다면? 이는 오히려 그 사이트의 ActiveX가 위험하다는 것을 나타내는겁니다.

 

정상적이라면 다른 ActiveX와 마찬가지로 UAC설정변환 없이도 작동하게 만들었어야죠. 궁극적으로는 ActiveX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구요.

 

3. 에어로 3D

 

에어로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데스크탑을 관장하는 프로세스가 dwm.exe 입니다. 대략 50메가 정도의 메모리를 먹는것이고, 이때문에 비스타는 무겁다는 인식이 있는데 경험상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2D 데스크탑 화면이 더욱 CPU에 부담을 주는것이죠.

 

윈도우XP에서 작업을 하다가 특정 윈도우가 멎었을 경우 CPU가 100%가 되면서 파란색 궤적을 남기는 것을 많이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게 다 데스크탑 화면이 CPU 의존적이기에 발생하는 것이죠. 반면 비스타는 그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설령 에러가 발생해서 CPU가 100을 채워도 곧바로 바탕화면의 다른 실행아이콘을 클릭하여 다른 작업으로 넘어갈 수가 있죠. Flip3D를 작동해서 윈도우 창을 이리저리 넘겨보면 답이 나옵니다. 아무리 윈도우키 + 탭을 반복해 눌러도 CPU 사용률은 거의 꿈쩍도 않죠.

 

물론 세상일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CPU에 부담을 안주는만큼 다른것에 부담을 줍니다. 바로 GPU인데, 에어로3D를 쓴다해서 GPU 발열이 확 올라가는것도 아니고, 어차피 요즘 대다수의 컴퓨터에 GPU는 과거 부동소수연산 목적으로 장착되었던 코프로세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왕 장착되어 있는걸 안 쓸 이유는 없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비스타의 다른 기능이 잘못된 방향일지라도, 데스크탑에 3D를 적용한건 가장 옳은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데스크탑 구성에 CPU만 쓰는 타 OS에 비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화려한 화면을 낼 수 있으니깐요.

 

4. 게임프레임

 

이것도 호환성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일부 게임에서는 비스타에서 돌리는 것과 XP가 거의 차이가 안나는 결과가 나온것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비스타의 프레임이 더 잘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98에서 XP(2000)으로 넘어갈때 벤치마크 자료를 찾아보면 답은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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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동안 비스타를 사용해오면서 느낀 단점, 그리고 단점으로 인식되는 것들에 대해 잠시 적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 구입한 물건이니만큼 안좋은 소리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는것이 인지상정이겠습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바램일 뿐이고 결코 정당화될수는 없는 것이겠죠.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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