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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Vista Home Premium 패키지샷


Windows Vista가 출시된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저같은 경우 국내 출시전 예약구매로 Home Premium 버전을 10개월 무이자로 구입해 그날 이후로 한번도 XP로 돌아가지 않고 써 왔군요. 오직 본전을 뽑으려는 의도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32비트 버전을 사용하다가 중간에 메모리를 4기가로 증설하면서 64비트로 넘어와서 반년 가까이 사용중입니다.

호환성 문제의 경우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저는 개인용 업무로 PC를 주로 사용하는지라 굳이 얽매여야 할 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특정 하드웨어를 시리얼포트를 통해 인식하는 프로그램이 비스타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가정해 보죠. (정말 이것때문에 98에서 XP로 넘어오는데 무지 고생했습니다) 이 경우 제조사의 프로그램 버전업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고, 따라서 다른 환경이 다 갖춰진다 하더라도 이것 하나때문에 비스타로 갈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대체 프로그램이 있을리가 없죠.

다른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SPSS라는 통계처리 프로그램이 비스타에서 호환이 안된다고 했을때 역시 비스타로의 이전은 막힙니다. (실제 SPSS 최근버전이 비스타에서 호환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레퍼런스급 프로그램들은 만약 다른 대체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신뢰성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제작사 자체에서 호환성을 개선해 주지 않는 이상 새로운 OS로의 이동은 불가능합니다. (SPSS로 수행하는 간단한 통계작업은 Excel로도 가능합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Excel로 작업한 결과는 신뢰도면에서 낮아질 수가 있죠)

위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엄청난 어플리케이션과 그것의 개발자를 포함하는 윈도우진영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손쉽게 비스타로 이동해올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Nero의 경우 구버전까지 비스타 지원이 제대로 되질 않았는데, 이 경우 "이응"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옮겨올 수 있는것처럼 말이죠. 대부분의 개인업무에 있어서 호환성 문제는 이렇게 해결되었습니다.

게임의 경우는 - 저같은 경우 상당히 많은 패키지게임을 가지고 있는데, 적어도 XP에서 잘 돌아가는 게임의 경우는 비스타에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간혹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을 통해 해결이 가능했고요. 온라인게임의 경우는 상당수의 국산 온라인게임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딱히 겪어보질 않았지만 여러 관련 게시판을 보면 딱히 잘 지원이 되는것 같지가 않습니다. 반면 즐겨하는 와우는 거의 호환성 문제가 없고요.

결론을 말하자면, 사용하는 대부분의 외산 프로그램은 이제 비스타, 심지어 64비트 비스타에서도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안되는 부분은 거의 100% 버전업을 통해 해결되었지요. 문제는 국산 프로그램들입니다.

IE에서 ActiveX를 통해 런쳐를 실행하는 온라인게임들, 그리고 국산 백신, 국내사이트의 ActiveX들이 비스타에서 여전히 문제를 일으킵니다. 비스타가 나온지 1년이 지났는데도 전혀 해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요.

호환성 관련 문의를 할때 "UAC를 끄고 사용해라"라는 대답은 양반입니다. 모 웹하드에 호환성 문의를 했더니 정말 그런 대답이 오더군요. 일개 웹기반의 ActiveX가 건방지게 컴퓨터의 핵심권한을 넘봐?라는 생각에 과감히 사용을 포기했습니다. 안그래도 평소 웹하드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참에 끊어버렸죠.

더 가관은 "비스타를 왜 사용하냐?"라는 대답이었습니다. 모 온라인게임 업체에 문의했더니 이런 대답이 오더군요. 차라리 모 백신회사처럼 "현재 비스타에서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노력중입니다"라는 거짓말이라도 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말입니다. (대부분 32비트만 지원하는 절반의 결과만 보이고 있습니다. 이역시 제가 64비트 비스타를 사용하고있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

현재 저는 그럼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외산 프로그램으로 다 넘어가버렸습니다. 제작자와 피드백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영어가 약해서), 어지간한 프로그램은 한글지원이 괜찮은 편이고, 오히려 기능면에서도 만족스러워 굳이 익숙하던 프로그램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죠.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아래아한글이 과거 이런 행태를 보여 큰 어려움을 겪은적이 있었죠. Windows 3.1이 나와 GUI기반 OS를 PC에 본격적으로 도입시켰고, Windows 95에서 대중화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아래아한글은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윈도우용 아래아한글 발표에 지지부진했고, 늦게나마 한글 3.0을 내놨지만 아시다시피 이건 Windows 95용이라기보다는 3.1용에 가까워서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듬해 한글 96을 내놓았지만 이것 역시 3.0기반에 껍데기만 95전용인양 바꿔놓아서 비슷했고, Windows 95가 나온지 2년후에야 한글 97발표를 통해 가까쓰로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 시장에 완전히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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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용 한글 3.0 패키지샷. 도스용 한글 3.0은 꽤 훌륭했으나 윈도우용 한글 3.0은 도저히 쓸만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출처: 루리웹)



하지만 주변상황을 보면 치명적이었죠. 기업용 시장에서 MS워드가 그 자리를 상당수 대체했으며 그때 잃은 점유율은 지금껏 회복이 안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MS가 기업시장에 오피스를 덤핑했다는 요소도 작용했습니다.)


히 한국 소프트웨어 상황을 보면 심하게 MS 종속적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이건 잘못된 말이죠. 심하게 Windows XP 종속적입니다. 당장 머지않아 4GB 메모리 환경이 눈앞에 와있는데, 64비트가 본격적으로 쓰이는 비스타 지원에 대해선 상당수가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64비트 XP도 있지만, 이것은 개인용 OS로 쓰기에 심각한 약점이 존재합니다. 정식 한글버전을 구입할수가 없죠. 적어도 반이상이 사용하는 완제품PC시장에서 OEM의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시장은 그리 보호받는 시장이 아닙니다. 특히 윈도우 어플리케이션 시장은 독점적인 OS의 위치와 달리 그 어떤 플랫폼보다 경쟁적이라서 조금이라도 기능이 미약하면 곧바로 대체 어플리케이션으로 넘어갈수 있죠. 아래아한글이 저질렀던 치명적인 실수를 제발 32비트 XP에서 64비트 비스타로 넘어갈 때 더이상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그래도 우리나라 개발사들의 규모는 작은 규모라는데 더 작아지면 어떻게 됩니까?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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