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다윈... 멋있는 사람이죠. (출처: Wikipedia)



1859년 Charles Darwin에 의해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이 출간된 이후 진화론은 대체적으로 보다 과학적으로 타당하다 받아들여지고 있고, 저역시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학부과정동안 배운 수많은 지식들은 진화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것이 많죠. 물론 최초 생명체와 이성을 가진 인간의 시초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많은 부정적 공격을 받고 있지만 그런것들은 워낙 접근 방법이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보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 진화론 중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말이죠. 원래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라는 말이 보다 정확하지만, 이상하게 이미 폐기되었지만 여전히 골때리는 정치가들이나 대중들에에 의해 쓰이는 우생학(Eugenics)과 연관되면서 적자생존이라는 말은 저같이 생긴대로 살고싶은 사람을 가만 못놔두고 꾸준히 스트레스를 주어 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태어나면서 이런 정확하지 않은 진화론 - 적자생존의 개념에 의해 이 사회에서 제가 살기 위해선 꾸준히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남들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것으로 교육받아 왔는데, 요즘 심취한 몇몇 다큐멘터리들을 보다 보니(BBC의 Walking with 뭐시기 시리즈 등등) 제가 존재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한 격렬한 투쟁 덕분이라기보다는 한껏 찌질한(*1) 선조들 덕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더군요.

어류의 전성기라는 데본기 시절 우리의 조상은 광활한 바다를 점령하던 강인한 물고기가 아닌 한껏 찌질해서 강물로 쫒겨난 물고기였으며, 육상으로 올라오게 된 계기도 원대한 탐구정신에 의해 스스로 물밖으로 나온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패배해 쫒겨나오다시피 물밖으로 나온 것이더군요. 다 아시다시피 공룡 시절엔 공룡 알이나 훔쳐먹으면서 연명하던 존재였으며, 공룡 멸종후에도 우리 선조들은 지상에서 뛰어다니지 못하고 나무위에서나 간신히 살아갔었죠. 뭐 이때쯤 고마운게 있다면 자손이라도 많이 남길 수 있도록 따로 발정기가 없어지고 매일 떡을 칠수 있는 생물학적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점도 있겠습니다. (한번에 많이 못낳으니 자주 떡이라도 쳐야...)

대충 구체적인 우리 선조격이라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때도 좀 멋드러진(?) 야생맹수들에게 먹힌게 아니라 당시 고양이과 맹수중 가장 찌질하면서 느릿느릿한 맹수의 주식(主食)이었다니 여전히 우리 선조는 폼잡고 살았다고 보기엔 힘든 상태고, 그 이후로 나온 몇몇 Homo Genus쪽을 보면 환경에 잘 적응한 종은 모두 사라지고 대충 잔머리로 잘 도망다닌것들이 지금까지 남았죠.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확실히 각 기간동안 대빵 먹은 종들은 환경이 바뀌면서 거의 멸종해버렸고(판피어, 공룡 등등등) 지금 살아남은 (인간을 포함한) 생물종들은 대부분 과거 한 찌질했던 조상들을 두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찌질함은 전혀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거죠... 크흐흐

*1. The Simpsons의 국내 번역 자막을 보면 패배자를 뜻하는 Loser가 찌질이로 번역되더군요. 어디까지나 심슨빠인 저는 이 번역을 지지합니다.



덧. 평소 찌질한 정치인들이 오래오래 남을것이라는 생각에 암울해지기도 하는군요.

덧2. 저도 제가 뭔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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