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 Vista


가트너 "윈도 비스타는 실패한 운영체제"
라는 기사가 며칠전(2008년 4월 12일) 떴습니다. 조중동급 메이저 신문이 아닌지라 원문 기사에서의 댓글은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해당 기사가 트랙백된 수많은 웹 사이트에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 상당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현재 Windows Vista를 사용중입니다. Windows Vista가 우리나라에 출시된 당일 구입해서 사용해왔으니 기간으로 따지면 벌써 1년 2개월정도 되는군요. 사실 첫 인상은 "그저 그렇다"였습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Windows 95 이후 늘 접해왔던 여러 버전의 Windows의 첫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늘 그렇듯이 기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호환성 문제가 일정비율로 존재했으며, 사양은 늘 일정하게 상대적인 수준으로 높아져왔으며 그에 따라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돌렸을때 대체적으로 나타나는 성능저하들, 대체로 이전 버전과 뭐가 달라졌는지 알듯말듯한 점, 이전 버전에 생기지 않던 정체 불명의 약간의 버그들 등등 말이죠.

그렇기에 Windows Vista를 처음 접해보고 OS 자체에는 나름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아이러니겠지만 이건 이전의 모든 Windows들의 공통 특징이었거든요. Windows가 어디 성능이나 기능이 좋아서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한 OS도 아니라 애시당초 완벽한 모습을 바란건 아니었다고나 할까요.. : )



일단 여기까지가 제 주관적인 소감이고, 주변 상황을 이야기해보죠. 다소 장문이니 일부를 줄임글로 설정하겠습니다.



이게 제가 경험한 대략적인 Windows의 수난사(?)입니다. 한두번 겪는 일이었다면 저역시 Windows Vista의 첫인상을 보고 당장 비스타 공격대(?)의 선봉에 섰겠지만, 적어도 Windows에 관한한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고 나니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는거죠.
 
그런데 Windows Vista의 경우는 아주 심하더군요. 도저히 말도 안되는 내용이 비스타의 단점으로 지목되고 또 그에 대한 동조 댓글이 쭈~욱 달리는걸 보고 있자니 이건 겉잡을수가 없더군요. 설레발이 설레발을 낳고, 또 그게 기사화되고, 그 기사는 폭발력을 가지고 커뮤니티 사이트를 한번 휩쓸고...(이것이 제가 블로그를 개설한 이유입니다)

그나마 윈도우의 고질적인 문제(고사양화, 가격, MS의 정책 등)나 정말 비스타만의 명확한 단점을 제시하면서 비스타를 폄하하는건 괜찮습니다. 그게 정상이죠. 하지만 XP를 마치 최고의 운영체제인듯 비교하면서 비스타를 까내리는것은 정말 이뭐병 소리가 자연스레 입에서 흘러나옵디다... 불과 4년전까지 XPSP2는 쓰레기라는 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인터넷에 퍼졌습니다. 공공기관에서는 SP2 사용을 미루라는 말까지 나왔구요. 그런데 지금와서 Service Pack 2가 적용된 XP가 최고의 운영체제라굽쇼? 우왕~ 세상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명예회복한 Service Pack 2 개발자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이건 마치 IMF의 주범이 김대중, 노무현이라고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경제 살린다고 IMF 주역에게 표를 준것과 같은 수준의 메멘토에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본문을 시작하죠. 긴 서론에 원래 주제를 잊어버리셨을 분들을 위해 다시 주제를 읊어 봅니다. 가트너 "윈도 비스타는 실패한 운영체제" 라는 기사가 며칠전 떴으며 그에 대한 제 생각이 주제입니다.

일단 외국 기사를 보겠습니다. 링크한 국내 기사는 조금 제목과 내용이 맞질 않죠. 나름 IT 분야에서 많이 인용되는 TG Daily의 기사(2008년 4월 11일자 기사)를 한번 보겠습니다. (원문 전체를 찾고 싶었지만 검색이 안되더군요. 영문 인터넷 기사 중 TG Daily의 기사를 가장 많이 인용했기에 TG Daily 기사를 첨부합니다. 번역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양해해 주세요~ :D 내용이 길어 역시 줄임글로 설정하겠습니다.)



잘 읽으셨나요? 어디에 Windows Vista가 실패했다고 구체적으로 지목했습니까? 아주 일반적인 Windows 위기론에 대해 언급했을 뿐입니다. 정말 보수적으로 봐도 현상에 대해 언급했을 뿐이지 아직 결과를 단정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사 말미엔 Windows Vista가 상당 수준의 점유율에 도달할 것이라고(Vista will probably reach a healthy level of adoption) 나와 있습니다. 국내 기사의 제목들, 그리고 그에 따른 당연하다는 반응은 대체 어디에서 볼 수 있습니까?

국내기사에서 또다른 근거로 댄 Forrester Research의 관련 기사도 찾아 보았습니다. 영국 ZDNet 기사 중 비스타 관련 일부입니다. (2008년 4월 3일자 기사)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올해 안에 25%의 기업이 비스타로 업그레이드한다는할지도 모른다는 말은 쏙 빼놓고 6.7%라는 숫자에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기사가 MS에 편향적이라는 평을 듣는 ZDNet임을 고려하여 다른 기사도 간략히 소개하죠. 출처는 이곳(The British Computer Society, 2008년 3월 4일자 기사)을 클릭하세요.


추가: 민감한 내용의 ComputerWorld 기사 부분(2008년 3월 31일자 기사)입니다. 아마 국내 기사는 이 웹사이트를 참조한 듯 싶군요. (2008. 10. 16. 01: 41 추가)



자.. 이쯤 되면 국내 기사는 완전 소설입니다. 쓰고 싶은 부분만 인용한 것이죠. 어디에도 국내 기사처럼 Windows Vista가 실패라고 단정짓지 않았습니다.
기사마다 내용이 뉘앙스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Forrester Research 관련 부분은 ComputerWorld > ZDNet UK > The British Computer Society 순으로 강경합니다. 원하시는 결과를 취사선택하세요. 3가지 모두 다 신뢰성에선 큰 문제가 없는 기사들입니다. (역시나 Forrester Research의 보고서를 읽어봐야 가장 완벽한 해답이 나오겠는데 유료더군요. 혹시 원본(Businesses' Operating System Environments And Windows Vista Deployment Plans) 구하신 분 트랙백 부탁드립니다)


다음으로 Windows Vista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2007년까지(벌써 3달 반이 지나갔군요) 기업 중 6.7%만이 비스타를 사용한다고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전체 유저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OS 점유율 현황

그림 1. OS 점유율 현황. Windows Vista의 점유율은 14.02%입니다. (출처: Market Share)



출처는 Market Share라는 곳입니다. 2008년 3월까지 14.0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낮은 수치일까요? 15%에 가까운 사용자가 있는 OS가 실패한 운영체제입니까? 아닙니다. 이정도 되면 전체 PC 시장의 규모를 생각해 볼 때 단독 호환 어플리케이션 시장형성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른 조사기관의 결과도 있지만 조사 결과 리뉴얼이 가장 잘 되는 곳이라서 선택, 인용했습니다)

Windows Vista 점유율 상승추세

그림 2. Windows Vista의 점유율 상승 추세입니다.


역시 같은곳의 Windows Vista 상승 추세입니다. 꾸준히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실패한 OS의 점유율이 올라갑니까? 이 상황을 보고 MS가 Windows Vista를 포기하겠습니까? 점유율이 상승하는 제품을 포기하는 정신나간 회사가 어디있습니까?

이 수치는 판매량을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즉, 이 그래프에 나타난 사용자들은 비스타 구입자(혹은 OEM을 통한 비스타 구입자)에 불과하며 실제 많은 수가 XP로 다운그레이드할것이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이보다 낮다는 주장은 이 그래프에서 다루는 바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IT 조사가 그러하듯 실제 사용을 어떤 OS로 하느냐가 바로 이 그래프가 나타내는 바입니다. Windows Vista를 구입해놓고 XP로 다운그레이드 했다면 XP 사용자로 나타나는 것이고, Windows Vista를 구입하지 않고도 어떻게 구해서 쓴다면 Vista 사용자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다른 조사결과를 보죠. Half-Life로 유명한 Valve의 Steam Hardware Survey 중 Windows 부분을 캡쳐했습니다. 이 역시 현재 어떤 환경에서 Steam 게임을 플레이하는가를 보여주죠.

Steam Hardware Survey

그림 3. Steam Hardware Survey 결과입니다. Steam 게임서비스를 즐기는 표본 유저 중 17.18%가 Windows Vist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사된 150만명이 넘는 Steam Service 사용자 중 17%가 넘는 수가 Windows Vist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서 평균 사양보다 더 높을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Steam에서 대표되는 Half-Life같은 게임들의 사양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준수한 사양대입니다.


이것이 실패한 운영체제의 현재 모습입니까? 아무리 낮게 잡아도 전세계 PC 10대 중 1대꼴로 설치되어 있으며, 올해안에 25%의 기업이 채용할 예정인 OS가 말이죠?

추가: 댓글 중 통계의 오류님이 소개해주신 사이트 결과를 올려봅니다. (2008/04/16 09:24 추가)

Windows 점유율

그림 4. Windows 버전별 점유율 변동 그래프입니다.


전체적인 결과입니다. 저의 시각으로는 더더욱 Windows Vista를 실패로 단정짓기 이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보이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더욱 자세한 결과는 이곳을 클릭해 주세요.


P.S. 엊그제 "윈도XP 살려라"…美서도 온라인 청원 운동 이라는 기사도 떴더군요. 역시나 이 기사도 본문에 언급했듯 "소설"을 말미에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서 크게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제발 "Windows Vista를 옹호하는 것은 MS 독점체제를 원하는 것이다"라면서 XP를 옹호하는 말은 안들었으면 합니다. 어차피 둘 다 MS 제품이며 인터넷의 자유를 해치는 ActiveX 의존성을 생각할 때 XP에 머물러 있는것이 MS 독점 어쩌구 하는것에 더 가깝습니다. MS독점이 문제라면 "윈도XP 살려라"가 아니라 "윈도XP 버려라"라고 해야죠... :D

P.S. 2. 어디선가 우리나라 환경을 이야기하면서, 정부에서 비스타를 쓰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하는 글을 봤는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말입니다. 조달청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면 정부기관 컴퓨터 구매 조건이 쫙 개별적으로 나와있는데, 비스타 채용한 컴퓨터 많이 주문합니다. 현재 XP라도 비스타 라이센스 포함이 조건으로 걸려 있고요... 제발 무언가를 까는건 좋은데 사실확인 없이 루머 생산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얻는 이득이 무엇입니까?


Posted by MaanMa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