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 95가 처음 나왔을때 분위기는 대단했습니다. 이미 PC용 32비트 CPU는 1986년 처음 생산되었지만, 32비트 MS OS는 언제 나올지 깜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Windows 3.1이 나오긴 했지만 16비트 기반이었고, 실행 또한 네이티브로 실행된다기 보다는 Autoexec.bat을 통해 도스상에서 실행되는 또다른 어플리케이션에 불과했습니다. (혹자는 이를 운영체제 대신 운영환경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도 잠시, 이제는 고유명사화된 BSOD(Blue Screen Of Death)가 유저들을 괴롭히기 시작했죠. 대략 NT커널이 아닌 95/98/Me를 사용한 유저라면 하루 한번은 봤음직한 스크린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해결책이라곤 오직 Reset 키를 누르는 것 밖에 없었으며, 혹시 해결될까봐 엔터키나 Ctrl + Alt + Del 키를 누르면 다양한 기호(?)가 나오는 다른 화면의 BSOD를 볼 수 있었을 뿐이었죠. 또한 콜드부팅의 부작용이랄까요? 재수없는 경우 리셋키를 누름으로써 Windows 자체를 재설치해야만 하는 악몽을 겪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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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BSOD. 저기서 하라는대로 아무키나 누르면 안됩니다.




처음 BSOD가 나왔을때만 해도 사실 Windows 95 유저들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최고로 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만든 OS인데, 곧 에러를 수정한 패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죠.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2001년 개인유저에게 Windows XP를 통해 NT커널이 정식으로 보급될때까지 BSOD의 해결책은 없었습니다(물론 현재 Vista에도 BSOD가 있긴 하지만, 95/98 시대를 겪은 윈도우 유저라면 없다 봐도 무방할 정도죠). 그나마 Windows 98쯤엔 BSOD를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고 포기하는 분위기이기나 했지, Windows 95때는 참 다양한 BSOD 해결책이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턴 크래쉬가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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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on Crashgurad















처음 이것이 나왔을때 기대는 대단했었습니다. 지금은 Norton Ghost 말고 딱히 쓸만한 것이 없다는 평이 대다수이지만, Windows 95때만 하더라도 에러투성이 Windows 95를 완전체(?)로 만들어줄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노턴에서 나올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었죠. 당시 서점을 가보면 여러 종류의 Windows 95 서적이 있었는데, 노턴에 의해 쓰여진 Windows 95 서적은 내용부터가 꽤 전문적이어서 "노턴이면 가능하다"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또한 도스시절 노턴의 지위는 지금과 180도 달라서, 기술력이라면 최고라는 인식도 있었고 말이죠.

하지만 결과는? 노턴의 완벽한 패배였습니다. 에러 투성이인 Windows 95 앞에 아무리 날고 긴다는 노턴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두손두발을 들 수밖에 없었으며, 설상가상으로 Norton Crashguard는 오히려 Crashmaker라 불렸을만큼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뭐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스시절 거의 신(神)급 어플리케이션 지위였던 노턴의 위세는 치명타를 입었고 노턴프로그램을 보는 눈은 예전같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역시 Windows 95시절 나왔던 시스템 관리 프로그램은 엄청난 무게로 인해서 또다른 에러를 유발시킨다는 비난을 듣게 되었고, 현재 노턴에선 과거의 시스템 어플리케이션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MS는 정말 대단한 회사입니다. 엄청난 자금력으로만 경쟁사를 제압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엄청난 에러를 통해 경쟁사를 죽이기도 하는군요... 허허허...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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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이커피 2008.02.12 1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저도 크래시가드에 낚인 사람 중 한 명입니다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