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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Vista의 3D 적용화면 중 가장 알려진 Flip 3D의 스크린샷



Windows Vista의 비판 중 하나가 바로 왜 쓸데없이 데스크탑 예쁘게 꾸미는데 시스템 자원을 쓰냐는것이죠. XP때도 루나 인터페이스의 도입으로 이런 비판이 있었는데, 비스타의 경우 3D를 쓰다 보니 이 비판 수위가 XP때보다 더욱 높은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 에어로 3D 인터페이스를 쓰는것은 시스템 자원을 더 먹습니다. 실제 프로세스 목록을 띄워보면 이를 위해 메모리를 수십메가나 잡아먹는 dwm.exe라는 프로세스가 활성화되어 있지요. 윈도우 비스타를 사용할 때 뜨는 수십개의 프로세스 중 이 dwm.exe의 메모리 사용량은 거의 최상급이니, 분명 메모리 1KB에 민감한 사용자들로써는 에어로 3D의 도입이 불만스러울수밖에 없고 두고두고 까일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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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m.exe 프로세스. 꽤 많은 메모리를 잡아먹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메모리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진짜로 무거운가? 라는 점에는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존 윈도우 인터페이스와 달리, 에어로 3D는 CPU 사용량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 스샷의 Flip3D의 경우, 아무리 화면을 전환해도 CPU 사용량은 거의 꿈쩍 않죠. 또한 에어로 3D 상에서 아무리 창을 드래그해도 CPU 사용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XP때까지 2D 인터페이스에서 조금만 창을 드래그해도 CPU 사용량이 훌쩍 뛰어넘는 것에 비하면 단지 메모리 사용량때문에 시스템 자원을 먹는다고 보긴 어폐가 있죠.

이렇게 CPU 비의존적인것이 좋은게 바로 프로그램이 에러가 나서 데스크탑 화면 전체가 얼어붙는 일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간혹 프로그램 연산오류 때문에 CPU가 100%가 되면서 데스크탑 전체가 얼어붙는 - 95/98/Me의 BSOD만큼이나 흔한 에러가 적어도 에어로 3D를 쓰는 윈도우 비스타에선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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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데스크탑 에러 화면. 이 경우 Ctrl + Alt + Del 말고 먹히는 키는 거의 없다시피하죠. (위 스크린샷은 합성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제가 윈도우 비스타를 쓰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입니다. 아무리 NT커널의 2000/XP의 안정성이 향상되어 95/98/Me같은 BSOD가 사라졌다 해도, 저런 경우의 에러는 이전 윈도우의 BSOD만큼 흔한 것이었거든요. 그리고 그 경우는 해당 프로세스가 죽을때까지(혹은 죽일때까지) 손을 놓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비스타의 경우는 일단 아무리 해당 프로세스, 윈도우가 에러가 나도 데스크탑 화면 자체는 멀쩡하니 곧바로 다른 작업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단지 화면이 좀 예뻐진 수준이 아니라, 작업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죠.

그리고 CPU 의존적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쓰인 효과에 비하면 체감적으로는 상당히 가볍습니다. 보이기엔 굉장히 화려해 보일지라도, 3D를 활용했기 때문에 오히려 CPU 부담이 없다시피 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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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Vista가 아닙니다. Windows XP에 테마프로그램을 설치해서 비스타처럼 보이게 만든 스크린샷입니다.


위와 같이 XP의 화면을 비스타처럼 꾸미는 경우를 보죠. 테마를 가지고 좀 놀아본 분은 아시겠지만, 저런 반투명 효과나 그림자를 적용시키면 체감 성능은 팍팍 떨어집니다. 보통 저런 종류의 테마의 Readme 파일을 보면 저사양 시스템의 경우 투명효과와 그림자효과를 끄길 추천하죠. 제 컴퓨터의 사양이 그리 낮지 않음에도(일단 쿼드코어입니다), 그 가볍던 Windows XP가 굼뜬 OS로 변해버릴 정도니깐요. (저런 테마 구현을 위해 쓰는 메모리 자원은 예외로 하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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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Vista의 화면. 반투명과 그림자가 구현되도 XP처럼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반면 비스타의 경우엔 기본 테마로도 전혀 CPU에 부담이 없습니다. 이게 다 3D를 사용하며, 기본적인 연산을 CPU가 아닌 GPU로 돌린 덕택이죠.


자... 이제 이에 대한 비판이 또하나 나왔습니다. 비스타가 저런 화면을 쓰기 위해 왜 3D카드를 요구하느냐라는겁니다. 이에 대해선 반은 동감하고, 반은 아닙니다. 일단 동감하는 부분은 확실히 이 에어로 3D는 전기소모에 민감하다는 것입니다. CPU를 그만큼 덜 쓸지라도 요즘 CPU만큼이나 전기를 많이 먹는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항상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 되니깐요.

분명 이는 노트북같은 플랫폼에선 치명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노트북에선 이미 이 에어로3D를 필요에 따라 끌 수 있는 유틸이 나온 상태죠. (뭐 이것도 의문점이 들긴 합니다. 계속 그렇게 GPU를 사용한다면, 비스타를 돌린 것만으로도 GPU 온도는 상승하고 팬이 계속 게임하는 수준으로 돌아야 합니다만.... 글쎄요... 제 시스템의 경우는 XP때나 비스타때나 일반 데스크탑 화면에서 GPU 온도 및 팬 회전수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다시피 에어로3D는 2D에 비해 CPU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GPU가 전기를 먹는다 해도 반대급부로 CPU는 전기를 그만큼 덜 먹는거죠.)

하지만 데스크탑의 경우를 보면, 요즘 적어도 Windows Vista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 사양에서 3D가속기능이 없는 그래픽카드를 쓰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미 3D 가속기능이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아주 일반화된 지금 에어로 3D 도입으로 인한 추가비용부담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대가 그만큼 변한거죠. (약간 애매한 단서를 붙였습니다만 큰 무리는 없다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MS운영체제는 발매당시 나온 사양을 기준으로 하지깐요. 3년전에 맞춘 845급 내장그래픽은 그냥 XP 쓰면 됩니다. 이 경우엔 비스타를 쓸 이유가 없죠. DX9도 먼나라 이야기인데 DX10이 아쉬운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어로3D의 미래가 상당히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타 운영체제에서 보였던 예쁜 모습이 이젠 윈도우에선 별 부담없이 구현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2D에서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 CPU에 한껏 부담을 줬던 복잡하면서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3D를 통해서 어떻게 변할지는 거의 상상이 안 될 정도죠. GPU의 놀라운 능력을 통해 정말 시스템에 거의 부담을 주지 않고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3D를 통한 표현성의 증가는 이후 더욱 편한 인터페이스로도 다가올 확률이 크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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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익스포제의 스크린샷. Flip 3D에서 간단한 좌표 조정만으로 구현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작권때문에 MS에서 대놓고 하긴 힘들겠지만, 여러 테마 제작자들에 의해 손쉽게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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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데스크탑을 한차원 높인 베릴의 스크린샷. 이미 윈도우에서 구현시키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역시 에어로3D와 연결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현재는 OpenGL로 구현되는 형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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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효과도 별다른 프로그램 설치없이 충분히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 정식 공개된 비스타의 애니메이션은 그전에 봤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수수해졌습니다. 화려한만큼 실제 그렇게 자원을 먹는것이 아닌데 너무나도 수수해진 모습을 보며 어지간히도 욕을 먹은것 같다고도 생각되더군요. 리눅스나 맥OS를 볼때 좀 더 예쁜 화면이 대세가 되는것 같은데 유독 윈도우만 95때의 단순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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