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윈도우폰7이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정식으로 넘어갔다고 하니 OS 완성은 다 끝난듯 하니 조만간 본격적으로 윈도우폰7을 내장한 스마트폰이 대거 쏟아져 나오겠죠. 이번에 나올 윈도우폰7은 직접 제품을 만져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기대하는 물건입니다. 그 이유가 보통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보면 뭐라고 할까요... 출시 전에 나오는 프리뷰들을 보면 아무리 잘해야 현재 예상할 수 있을만큼의 수준만을 보여 줄 뿐이지, 이것은 뭔가 다르다! 라는 임팩트를 주지 못했던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올해 2월 MIX를 통해 첫 공개된 윈도우폰7의 모습은 여태까지 그런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들과 달리 독특한 모습을 보여줬었다는게 또 영 안가지던 기대를 갖게 만듭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이유는 첫 인상인 윈도우폰7의 인터페이스였습니다. 현재 나오는 여러 스마트폰들을 보면 뭔가 아이폰같다는 느낌을 많이 갖게 됩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조금씩 다른 점이 많겠지만, 적어도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홈스크린쪽을 보면 아이폰이 처음 보여줬던 아이콘 위주의 인터페이스에서 크게 벗어나 있질 않죠.

그런데 윈도우폰7을 보면 Metro UI라고 하나요? 타이포그래피 위주의 타일 배치 방식이 기존의 아이콘 배치 방식과는 분명히 다르다는걸 보여주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존재하는 여러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인터페이스 중 윈도우폰7의 그것이 가장 독특하다는데에는 동감할 겁니다.

그리고 첫 인상 뿐 아니라 현재 슬슬 등장하는 프리뷰들도 보면 상당히 평가가 좋은 편입니다.

http://www.neowin.net/news/neowin-hands-on-windows-phone-7-review
http://www.brighthand.com/default.asp?newsID=16987&review=Microsoft+Windows+Phone+7
http://news.cnet.com/8301-13860_3-20015093-56.html

단점부터 이야기하자면 Copy & Paste 기능이 없다는 것, 그리고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것 정도입니다. 여기서 전자는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보완될것이라 예상하며(Tuck & Paste 라는 기능이 들어갈것이라는 루머가 있던데 이 Tuck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후자는 하드웨어와 연계된 부분이라 정식 제품이 등장하면 그 때 다시 판단할 부분이라고 합니다.

반면 장점은 이런 단점들을 덮을 만큼 인상적이라는군요. 허브 구조라는 윈도우폰7의 인터페이스는 우아할 뿐 아니라 보기보다 편리하며, 퍼포먼스 부분 역시 흠잡을데가 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리뷰어가 사용하는 동안 에러나 버그를 볼 수 없을만큼 마무리가 좋았다는겁니다. 믿기질 않죠.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에서 퍼포먼스가 좋고 에러나 버그가 없다는 말을 다 듣는 날이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D

즉, 윈도우폰7은 운영체제 그 자체만으로는 별로 흠잡을데 없는 -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 괜찮은 물건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 에 대해선 그 누구도 확답하지 않습니다. 이는 윈도우폰7을 기다리고 있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가 시기적 문제입니다. 아이폰이 등장한지 3년이고 안드로이드폰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린지가 1년이 넘었습니다. 아직 휴대폰 시장이 완전하게 스마트폰으로 넘어가진 않았다지만 분명히 시기가 늦은건 사실이죠. 선행 플랫폼이 치명적 실수를 할 경우 후발 플랫폼은 그 틈새를 이용해서 역전도 노릴수 있겠지만, 현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라는 두 플랫폼은 그런 실수가 보이질 않고 순항중이죠. 이런 상황에서 한참 늦은 출발을 한 윈도우폰7이 얼마나 자리잡을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두번째는 이로 인한 제조사들의 서포트입니다. 애플, 노키아, RIM, HP처럼 자사 플랫폼만을 지원하려는 제조사들을 제외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윈도우폰7이 들어갈 자리가 될텐데, PC에서 MS Windows가 거의 유일한 선택이었던것과 달리 스마트폰 쪽에선 이미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이 그 자리를 차지한 상태입니다. 이때문에 윈도우폰7을 출시할 많은 제조사 중 절대적으로 윈도우폰7만을 서포트할 제조사는 하나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세번째는 어플리케이션 제작자들의 서포트입니다. 압도적인 개발지원을 통해 역전을 노리고 있지만, 과연 현재 가장 잘나가는 아이폰 앱스토어 생태계를 뒤로 하고 윈도우폰에 올인할 제작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특히나 이건 제 생각이지만 스마트폰 앱을 이끄는 주체는 대규모 기업형 제작사들이 아닌 소규모 개발자들이 그 대부분인데, 블로그나 여러 게시판 등을 통해 보이는 개인 개발자들의 反 MS 성향 역시 난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건 제가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건 아닙니다. 그저 겉모습일 뿐일지도 모르고요)

네번째는 이전 윈도우 모바일을 통해 실망스런 경험을 보여줬던 유저들입니다. 아직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못하던 시대에 윈도우모바일을 사용할 정도면 꽤나 얼리어댑터 성향을 가진 웹 여론에 주도적인 유저들일텐데, 이들이 가진 윈도우모바일에 대한 실망을 어떻게 되돌릴지도 문제죠. 지금도 윈도우폰7에 대한 뉴스가 여러 IT 관련 사이트에 나오고 있지만 과거 윈도우모바일을 경험한 유저 대다수는 윈도우폰7에 대해 그리 호감을 내비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죠. 이들이 가진 생각을 되돌리지 않는 이상 최소한 웹 상에서 윈도우폰7에 대한 여론은 계속 부정적일 수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나라 출시를 생각해 보죠.

일단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타이포그래피 기반의 Metro UI가 과연 한글 환경에서 어떻게 보일지입니다. 영문 기반에서 윈도우폰7의 인터페이스는 앞서 말한것처럼 예쁘다 수준을 넘어서 매우 우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과연 한글에서도 동일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요?

대략적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게 윈도우7의 화면입니다. 윈도우폰7 Metro UI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미디어센터의 인터페이스인데, 이미 한글화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글꼴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영문 윈도우폰7의 경우 윈도우 안에 내장되어 있는 Segoe UI 글꼴을 커스터마이징한 Segoe WP라는 글꼴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한글의 경우 기존 맑은 고딕이 그대로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어느정도 커스터마이징을 거치겠지만, 과연 얼마나 느낌을 살려낼 것인가가 변수죠.


위 화면은 윈도우폰7의 느낌을 데스크탑 어플리케이션상에서 가장 잘 보여준다 생각하는 Zune 소프트웨어의 사진인데 미려한 영문 글꼴과 달리 한글은 굴림체가 적용되어 좀 깬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설마 이렇게 나오진 않겠죠? (Zune 소프트웨어에 대한 포스팅은 차후에 하겠습니다. 현재 한글판이 가장 기대되는 어플리케이션이라 할만큼 미려한 모습을 보여주죠)


사실 이보다 더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컨텐츠 부분입니다. 윈도우폰7의 프리뷰를 보면 대략적으로 Bing에 기반한 무언가를 많이 보여주는데, 문제는 Bing이 미국쪽에선 그럭저럭 쓸만할만큼 괜찮아졌을련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선 속된말로 듣보잡 수준이라는겁니다.

처음엔 한글 사이트가 있었지만 현재 들어가보면 정식 사이트 대신 다음 사이트의 검색 결과로만 표시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죠.

다만 윈도우폰7상에서의 Bing이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현재 보이는 것처럼 다음과 연계될 경우엔 오히려 엄청난 장점이 될 가능성도 없잖아 있습니다. 최소 지도쪽만 보면 아무리 구글이 날고 긴다 할지라도 다음지도가 제공하는 우리나라 데이터 앞에선 정말 조족지혈 수준이거든요.


현재 다음지도가 커버하는 로드뷰 서비스 영역인데 거의 전부라 할만큼 국내 전 영역을 덮고 있습니다. 이런 수준의 서비스가 윈도우폰7에 본격적으로 포함되어 연동된다면 윈도우폰7은 엄청난 메리트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물론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다음이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런 기능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현재 가장 큰 문제점? 난관이라 할 수 있을 부분인데, 아무리 윈도우폰7이 잘만들어졌다 한들 전체적인 웹상의 분위기를 보면 관심의 대상조차 되질 못하고 있다는거죠. 현재 스마트폰을 다루는 여러 웹사이트에서 주된 부분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지, 윈도우폰의 경우 많은 사이트에서 게시물 분위기를 보면 뭐라고 해야 하나요...? 좀 썰렁한 수준이죠.

윈도우나 엑스박스가 출시 이전에 여러 관련 사이트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것과 달리 윈도우폰7은 호불호를 떠나서 관심 자체가 없다고 느껴지니.. 이런 냉담한 분위기가 아무리 윈도우폰7이 잘나온다 한들 딱히 성공을 점칠수가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MaanM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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